조직 건강을 위한 첫걸음: 명확한 업무 정의
몇 년 전 상반기에 조직 진단을 했던 스타트업이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대표님은 경영을 시작한 지 8년이 넘었고, 이제는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회사가 100명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대표님은 평가 제도를 좀 더 명확히 하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으셨습니다. 그래서 HR팀과 조직 리더들을 인터뷰해 보니, 평가와 보상의 기준이 되는 업무, 즉 R&R(Role & Responsibility)이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역할이 불분명한 상황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CFO는 재무 업무 외에 회사 메인 프로덕트의 실행 조직을 관리하고 있었고, CTO는 프로덕트의 기획 조직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COO는 프로덕트의 운영 조직을, CMO는 프로덕트에 포함될 상품을 선정하는 조직을 맡고 있었죠. 이렇다 보니, 프로덕트의 실적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명확하지 않았고, 책임이 분산되어 있었습니다. 사업개발 기능과 지원관리 기능은 서로 분리되어 운영되어 협업하고 체크 앤 밸런스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는 비용 지출, 집행과 통제를 한 사람이 결정하는 구조였어요. 이는 마치 축구 경기에서 심판이 선수로 동시에 뛰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는 어느 정도 용납될 수 있겠지만, 100명 이상이 되는 조직에서 이런 구조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핵심 프로덕트와 전사 조직의 역할과 책임이 이처럼 모호하다 보니, 다른 부서들도 마찬가지로 애매한 상태였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HR팀조차 자신들을 단순히 사람들을 위한 지원 업무만 하는 부서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무도 업무를 명확히 정리하려 하지 않았고, 다들 이 상태로도 매출이 나오니 괜찮다고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대표님은 평가 제도를 더 명확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평가보다 가장 우선 되어야 할 단계는 바로 업무 파악입니다. 각자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그 기능이 무엇인지, 어...